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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무역인] ㈜기린화장품 박현수 영업총괄이사
- [국제연합뉴스 이강문 기자]=최근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3분기 중소기업 수출 현황을 보면 화장품 업종은 14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7% 늘었다. 역대 최대 3분기 실적이었다. 글로벌 고금리 기조와 중국 경기침체 등이 닥쳤지만 미국, 유럽, 중동, 동남아 등지에서 K-뷰티는 선방 중이다. 이 가운데 염색제(염모제) 등 헤어 관련 제품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이 있다. ㈜기린화장품(대표 이병준, 이하 기린)이다. ‘1분 조성물’ 특허를 받은 염모제 등을 내세워 4개 대륙 12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수출 비중이 전체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해외시장 진출에 역점을 두고 있다. 기린은 최근 주력 헤어케어 브랜드 ‘나인밀라(NINEMILA)’로 ‘2023 글로벌 브랜드 대상’을 수상했다. 1998년 설립돼 2005년 100만불 수출탑도 수상하고 현재 미국에 염모제를 매주 40피트 한 컨테이너씩 보낼 정도로 수출 강소기업임을 인정받은 셈이다. 2011년 충북 오송에 세운 공장(본사)을 전진기지로 끊임없는 연구개발과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는 기린의 박현수 영업총괄이사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기린화장품 박현수 이사(왼쪽)가 홍콩 라이브방송에 출연해 제품을 홍보하고 있다. [사진=기린화장품 제공] - 염모제, 헤어케어 등 모발 관련 제품에 주력하면서 해외시장 진출에 끊임없이 나서고 있다. 어떤 계기나 이유가 있었나? 1990년대 초반 대표이사께서 유럽 등에 시장 파악을 위해 갔다가 이런 의문을 가졌다. ‘우리나라 제품이 왜 일본이나 유럽 제품에 뒤질까?’ 이에 우리 기술로 만든 모발 제품으로 1등을 해보자는 목표를 세웠다. 당시만 해도 일본 제품을 수입하거나 기술을 빌리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는 기술력 확보를 위해 노력했고 2005년부터 염모제를 주력으로 수출에 적극 나섰다. 사실 수출이 정답이었다. 내수는 포화상태에 다다를 테고 인구 감소 등을 고려하면 해외시장 개척 없이 힘들 거라고 봤다. 시계를 돌려보면, 국내 화장품 업계는 급성장했다. 2012년 제조공장이 470개, 브랜드사 820개 정도였다가 2023년에는 각각 4500개, 2만 9800개로 급증했다. 이걸 보면, 기술과 해외시장에 대한 대표이사의 선견지명과 추진력이 중요한 원동력이었다. - 기술력이 뒷받침된 덕분에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것 같은데, 또 다른 장점을 꼽아준다면? 우리는 작지만 강한, 강소기업이다. 업력을 쌓으면서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했다. 지금도 고객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칭찬이 빠른 응대다. 해외든 국내든 요청이나 문의를 받으면 빠르게 응대하고 연계한다. 내부 매뉴얼과 커리큘럼을 통해 체계를 만든 덕분이다. 요청을 받으면 며칠 내 샘플을 만들어 제공할 수 있다. 어떤 바이어는 이렇게 빨리 응대해 주는 업체는 처음이라고 하더라. 우리는 크고 작은 시장 변화에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늘 준비하고 있다. 2011년 9월 오송에 공장을 만들면서 함께 세운 연구소도 신제품 연구개발을 통해 이런 체계를 만드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 연구소는 현재 카이스트 등과 함께 색소 염모제 개발 등도 추진하고 있다. 국내외 영업팀에서도 기본 응대를 잘한다. 우리 브랜드 제품은 물론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ODM(주문자개발생산)이든 우리는 언제든 준비가 돼 있다. - 2002년 6월 미국 시장에 모발 염색약을 수출한 이래 몇 개국에 수출했는지, 그리고 반응도 궁금하다. 미국은 2002년 6월 염모제를 시작한 이래 요즘도 매주 40ft 컨테이너를 하나씩 보내고 있다. 그만큼 생산을 풀가동하고 있다. 한국 염모제 제품 중 미국에 가장 많이 수출하고 있다. 최근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도 수출했고, 태국, 싱가포르, 베트남, 대만, 중국, 이란, 캐나다 등 12개국에 진출했다. 화장품 선진국인 일본에도 마스크팩이 나갔다. 최근 동남아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데, 한류 영향도 있고 국내산 제품의 품질이 우수해 한국 제품에 대한 신뢰가 있다. “한국은 정직하게 잘 만든다, 속이지 않는다”고 바이어들이 말한다. 심지어 다른 곳을 고르려고 해도 한국(제품)이 믿음직해서 택한다는 말도 들었다. - 중기부 발표처럼 국내 화장품 중소기업들에게 미국이 중국을 제치고 화장품 최대 수출국이 됐다. 미국 시장 상황은 어떤가? 미국은 정말 엄청난 소비 대국이다. 현지 업체가 생산량을 늘려달라고 요청하는 데도 생산라인을 당장 증설하긴 어려워서 야근 등 노동력으로 커버하고 있다. 지금 미국은 우리와 달리 경기도 크게 나쁘지 않고 화장품 시장은 계속 성장하고 있다. 미국인들이 일본을 제치고 한국 기초, 색조 화장품을 많이 쓰고 있다. 앞으로도 특별한 게 없으면 늘어날 것 같다. 최근 이런 사례도 있었다. 중국, 파키스탄 등에 생산을 의뢰했다가 제품 불량, 이물질과 같은 문제가 발생해 우리에게 똑같이 만들어달라고 하더라. 이런 의뢰가 부쩍 많아졌다. 우리는 한국 기업 중 미국에 가장 많은 염색약을 수출하고 있는데, 미국 시장은 계속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2022년 오송 화장품뷰티산업엑스포에서 수출 MOU를 체결한 이후 박현수 이사(왼쪽 두 번째)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에 응하고 있다. [사진=기린화장품 제공] - 미국 시장을 제외하고 시장성을 높게 보고 공략하고 있는 나라는 어디인가? 중국은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지리상 가깝고, 운임도 저렴하다. 그런데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게 중국 화장품 기술력이 한국을 거의 따라왔다. 기초화장품은 90%, 색조 화장품도 어느 정도 따라왔다고 본다. 사드 등으로 중국 수출이 줄어든 사이 중국 기술력이 올라왔다. 하지만 중국 시장을 잡지 못하면 힘들 수밖에 없다. 그다음은 동남아 시장이다. 젊은 인구가 많고, 인구 밀집도도 높다. 한류가 많이 퍼지기도 했고. 우리 기업들엔 이점이 있다. - 해외에 나가서 가장 인상에 남는 사례나 무역인으로서 자부심을 느꼈을 때가 있었다면? 최근 흥미로운 일이 있었다. 10월 30일부터 사흘간 열린 ‘두바이 뷰티 월드’에 나갔는데, 이란 바이어가 우리 브랜드인 ‘아스산타’를 들고 부스에 찾아왔다. 미국이 핵합의(JCPOA) 파기 이후 이란에 금수 조치를 가한 까닭에 제품 공급이 안 됐던 거다. 그래서 답답했던 이 바이어가 우리가 두바이에 온다는 정보를 듣고 찾아왔다. 이만큼 감동적인 게 어디 있겠나. 바이어도 드디어 찾았다며 무척 좋아하더라. 감격스러웠고 오래된 친구를 만난 기분이었다. 현재 이란 바이어와 협상을 진행 중인데 좋은 소식을 기대하고 있다. - 한국 화장품 기업들의 글로벌 진출 양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K-뷰티는 현재 어떤 상황인가? 몇 년 전에는 빠른 신제품 개발, 시장 상황 변화에 따른 빠른 대처, 한류의 도움 등 K뷰티 강점과 차별점이 뚜렷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일종의 끼어 있는 상태라고나 할까. 저가로 공략하는 중국 제품과 장인 정신이 돋보이는 일본 제품 사이에 있다. 또 기술력과 품질이 좋은 미국과 유럽 제품, 자연주의-비건-친환경이 돋보이는 호주가 화장품 강국이라고 할 수 있다. K-뷰티가 내세울 것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중국 유커들도 한국에 와도 예전처럼 브랜드숍에 몰리지 않고 올리브영이나 다이소를 찾는다. K뷰티는 최근 차별성이 사라지면서 움츠러든 상황이라고 본다. - 그렇다면 앞으로 K-뷰티가 나아가야 할 방향, 수출 지원 등 바라는 점이 있다면. K-뷰티가 잘 나갈 때 일부 회사들이 매출, 이익에만 몰두하면서 차별성이 사라졌다. 가령 색조 화장품 전문 브랜드가 기초화장품을 만들거나 그 반대인 경우도 있었고, 각자가 가진 장점을 잃고 서로를 잡아먹었다. 잘하는 분야에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하면서 시장을 개척해야 했는데, 이른바 당장 돈이 된다는 것에만 매달리면서 K-뷰티가 정체성을 잃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상황을 반면교사 삼아 우리는 염모제 시장에서 세계 1등을 하겠다는 자세로 매진하고 있다. 수출 지원은 정부나 지자체에서 잘하고 있다고 본다. 중소기업은 수출 지원보다 인력이 더 시급하다. 디자인, 연구, 기술 인력 등을 뽑으려면 쉽지 않다. 중소기업은 인력 수급에 대한 지원책이 필요하다. 좋은 인력이 있어야 수출도 더 활발해질 수 있다. - 경제 상황이 여러모로 좋지 않지만, 내년 어떤 계획을 잡고 있나? 경제 여건이 갈수록 힘들어진다. 그래도 해외시장 문을 계속 두드리면서 공략할 예정이다. 미국, 동남아 시장에 내놓을 신제품 개발에 힘쓰고 있다. 염모제 시장에서 세계 1등을 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연구개발과 마케팅에 계속 노력하고 있다. 내수가 침체 상황이지만 소홀히 하진 않는다. 헤어숍에 맞는 제품 개발에도 힘쓰면서 내수 기반도 탄탄하게 다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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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무역인] ㈜기린화장품 박현수 영업총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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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컬럼] K-뷰티와 아메리칸 드림 하지만 중국은 여전히 중요 수출국
- 박현수 (주)기린화장품 영업마케팅총괄이사 [국제연합뉴스 조은지 기자] 최근 몇 년간 닥친 코로나팬데믹 여파와 중국의 경기 침체, 꿔차오(자국 브랜드 소비) 현상으로 K-뷰티는 중국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런 영향으로 최근 몇 년간 수출국 다변화 시도로 중국 시장을 외면하는 하는 한국 업체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팬데믹 종료와 중국인 단체 관광 허용 등의 몇몇 호재가 있었음에도 중국의 경기침체와 애국주의로 무장한 중국 MZ세대들의 소비형태로 중국 매출이 쉽사리 회복되지 못하자 국내 기업들은 미국 일본 유럽 중동 아세안 등지로 수출국 다변화를 꾀한다며 대체 시장을 찾아 나섰다. 특히 미국의 경기회복과 성장이 제자리를 잡으면서 화장품 시장 규모로 전 세계 1위인 미국 시장을 공략하는 기업이 눈에 띄게 늘고 있는 현실이다. 그런 과정에서 실제로 성과도 있었다. 지난해 미국으로의 화장품 수출은 전년비 45.2%나 증가했다. 업계에선 정치적 리스크가 있는 중국 시장을 뒤로 하고 미국 등지로 사업 포커스를 서서히 옮겨야 한다는 주장들도 화장품업계뿐만 아니라 다른 업계에서도 나오고 있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수출액은 2022년 36억1200만 달러 수준에서 22.9%가 감소한 27억8500만 달러에 그쳤다. 수출액 점유율은 32.8%로 전년비 12.6%p나 줄었다. 그러나 중국은 전체 화장품 수출국 중에서 여전히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화장품업계 수출관계자에는 “미국에서의 호조가 중국 매출을 대체할 수 있느냐는 또 다른 문제”라면서 “K-뷰티 기업들은 적극적인 수출국 다변화에 나서야 하지만 중국을 포기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실제 중국 시장을 배제하려면 지난해 미국 수출액의 4배 이상 성장해야 한다. 하지만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뿐 아니라 무리이다. 자국 브랜드의 경쟁력이 뛰어난 데다 다인종 국가인 미국 시장 특성상 K-뷰티의 수출량이 단기간에 늘어나기는 어렵다는 것이 업계전문가의 진단이다. 다시 말하면 미국 시장은 중국 시장의 보완시장이지 대체시장이 될 수 없다는 얘기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에서 잘 나가는 제품을 배출하는 브랜드가 간혹 나오고 있지만 제품의 수출 단가가 낮아 수익 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한다. 실제 미국수출업체 관계자도 “현재 환율 등의 영향으로 이익이 보전될 뿐이며 항상 환리스크를 안고 가야하는 불안정한 시장이며 또한 어떤 시장도 미래가 보장되진 않는다” 라고 강하게 얘기했다. 그래서 미국 진출 성패 여부는 최소 5년 이상은 지켜봐야 하며, 국내에 지정학적으로 가장 가까운 중국 시장을 포기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주요 화장품기업들도 놓칠 수 없는 중국시장을 여전히 중요 시장으로 꼽고 있다. 몇 년간 중국 매출 하락으로 뷰티 사업에 큰 타격을 받았던 아모레퍼시픽 및 LG생활건강은 중국 투자를 이어가며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이 시기를 기회로 보는 업체들도 있다. 충북청주지역화장품업체들은 최근 연합해서 상해실크로드무역관 입점사업을 상해시로부터 위임받은 한국시행사와 진행하고 있다. 중국의 판매 방식이 다변화되면서 틱톡 라이브방송을 활용한 판매방식으로 알려져 있으며, 국내의 다른 브랜드들이 주춤하는 지금이 중국 진출의 적기라고 판단해 지역 업체들이 연합하여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국내 브랜드숍 몰락의 교훈을 절대 잊어서는 안된다. 유통은 10년을 주기로 돌고 돈다는게 아이러니 하지만 비공식적인 정설이다. 돈된다고 업계들이 몰려들어 활황을 이뤘지만 가격경쟁력만 내세워 결국은 일본, 유럽, 미국 등 글로벌브랜드에 다시 시장을 내주고 말았다. 한국 브랜드들이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사이 중국 로컬 브랜드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젊은 세대들이 찾지 않는 브랜드가 되고 “메이드 인 코리아”가 잊혀져가고 있는게 지금의 한국뷰티 산업의 현실이다. 최근 2여년 미국시장이 좋다고 또 전 업체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한마디는 꼭 기억해야 할 것이다. “중국시장에서 살아남지 못하면 세계시장에서도 살아 남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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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 컬럼] K-뷰티와 아메리칸 드림 하지만 중국은 여전히 중요 수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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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무역인] ㈜기린화장품 박현수 영업총괄이사
- [국제연합뉴스 이강문 기자]=최근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3분기 중소기업 수출 현황을 보면 화장품 업종은 14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7% 늘었다. 역대 최대 3분기 실적이었다. 글로벌 고금리 기조와 중국 경기침체 등이 닥쳤지만 미국, 유럽, 중동, 동남아 등지에서 K-뷰티는 선방 중이다. 이 가운데 염색제(염모제) 등 헤어 관련 제품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이 있다. ㈜기린화장품(대표 이병준, 이하 기린)이다. ‘1분 조성물’ 특허를 받은 염모제 등을 내세워 4개 대륙 12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수출 비중이 전체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해외시장 진출에 역점을 두고 있다. 기린은 최근 주력 헤어케어 브랜드 ‘나인밀라(NINEMILA)’로 ‘2023 글로벌 브랜드 대상’을 수상했다. 1998년 설립돼 2005년 100만불 수출탑도 수상하고 현재 미국에 염모제를 매주 40피트 한 컨테이너씩 보낼 정도로 수출 강소기업임을 인정받은 셈이다. 2011년 충북 오송에 세운 공장(본사)을 전진기지로 끊임없는 연구개발과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는 기린의 박현수 영업총괄이사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기린화장품 박현수 이사(왼쪽)가 홍콩 라이브방송에 출연해 제품을 홍보하고 있다. [사진=기린화장품 제공] - 염모제, 헤어케어 등 모발 관련 제품에 주력하면서 해외시장 진출에 끊임없이 나서고 있다. 어떤 계기나 이유가 있었나? 1990년대 초반 대표이사께서 유럽 등에 시장 파악을 위해 갔다가 이런 의문을 가졌다. ‘우리나라 제품이 왜 일본이나 유럽 제품에 뒤질까?’ 이에 우리 기술로 만든 모발 제품으로 1등을 해보자는 목표를 세웠다. 당시만 해도 일본 제품을 수입하거나 기술을 빌리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는 기술력 확보를 위해 노력했고 2005년부터 염모제를 주력으로 수출에 적극 나섰다. 사실 수출이 정답이었다. 내수는 포화상태에 다다를 테고 인구 감소 등을 고려하면 해외시장 개척 없이 힘들 거라고 봤다. 시계를 돌려보면, 국내 화장품 업계는 급성장했다. 2012년 제조공장이 470개, 브랜드사 820개 정도였다가 2023년에는 각각 4500개, 2만 9800개로 급증했다. 이걸 보면, 기술과 해외시장에 대한 대표이사의 선견지명과 추진력이 중요한 원동력이었다. - 기술력이 뒷받침된 덕분에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것 같은데, 또 다른 장점을 꼽아준다면? 우리는 작지만 강한, 강소기업이다. 업력을 쌓으면서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했다. 지금도 고객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칭찬이 빠른 응대다. 해외든 국내든 요청이나 문의를 받으면 빠르게 응대하고 연계한다. 내부 매뉴얼과 커리큘럼을 통해 체계를 만든 덕분이다. 요청을 받으면 며칠 내 샘플을 만들어 제공할 수 있다. 어떤 바이어는 이렇게 빨리 응대해 주는 업체는 처음이라고 하더라. 우리는 크고 작은 시장 변화에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늘 준비하고 있다. 2011년 9월 오송에 공장을 만들면서 함께 세운 연구소도 신제품 연구개발을 통해 이런 체계를 만드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 연구소는 현재 카이스트 등과 함께 색소 염모제 개발 등도 추진하고 있다. 국내외 영업팀에서도 기본 응대를 잘한다. 우리 브랜드 제품은 물론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ODM(주문자개발생산)이든 우리는 언제든 준비가 돼 있다. - 2002년 6월 미국 시장에 모발 염색약을 수출한 이래 몇 개국에 수출했는지, 그리고 반응도 궁금하다. 미국은 2002년 6월 염모제를 시작한 이래 요즘도 매주 40ft 컨테이너를 하나씩 보내고 있다. 그만큼 생산을 풀가동하고 있다. 한국 염모제 제품 중 미국에 가장 많이 수출하고 있다. 최근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도 수출했고, 태국, 싱가포르, 베트남, 대만, 중국, 이란, 캐나다 등 12개국에 진출했다. 화장품 선진국인 일본에도 마스크팩이 나갔다. 최근 동남아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데, 한류 영향도 있고 국내산 제품의 품질이 우수해 한국 제품에 대한 신뢰가 있다. “한국은 정직하게 잘 만든다, 속이지 않는다”고 바이어들이 말한다. 심지어 다른 곳을 고르려고 해도 한국(제품)이 믿음직해서 택한다는 말도 들었다. - 중기부 발표처럼 국내 화장품 중소기업들에게 미국이 중국을 제치고 화장품 최대 수출국이 됐다. 미국 시장 상황은 어떤가? 미국은 정말 엄청난 소비 대국이다. 현지 업체가 생산량을 늘려달라고 요청하는 데도 생산라인을 당장 증설하긴 어려워서 야근 등 노동력으로 커버하고 있다. 지금 미국은 우리와 달리 경기도 크게 나쁘지 않고 화장품 시장은 계속 성장하고 있다. 미국인들이 일본을 제치고 한국 기초, 색조 화장품을 많이 쓰고 있다. 앞으로도 특별한 게 없으면 늘어날 것 같다. 최근 이런 사례도 있었다. 중국, 파키스탄 등에 생산을 의뢰했다가 제품 불량, 이물질과 같은 문제가 발생해 우리에게 똑같이 만들어달라고 하더라. 이런 의뢰가 부쩍 많아졌다. 우리는 한국 기업 중 미국에 가장 많은 염색약을 수출하고 있는데, 미국 시장은 계속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2022년 오송 화장품뷰티산업엑스포에서 수출 MOU를 체결한 이후 박현수 이사(왼쪽 두 번째)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에 응하고 있다. [사진=기린화장품 제공] - 미국 시장을 제외하고 시장성을 높게 보고 공략하고 있는 나라는 어디인가? 중국은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지리상 가깝고, 운임도 저렴하다. 그런데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게 중국 화장품 기술력이 한국을 거의 따라왔다. 기초화장품은 90%, 색조 화장품도 어느 정도 따라왔다고 본다. 사드 등으로 중국 수출이 줄어든 사이 중국 기술력이 올라왔다. 하지만 중국 시장을 잡지 못하면 힘들 수밖에 없다. 그다음은 동남아 시장이다. 젊은 인구가 많고, 인구 밀집도도 높다. 한류가 많이 퍼지기도 했고. 우리 기업들엔 이점이 있다. - 해외에 나가서 가장 인상에 남는 사례나 무역인으로서 자부심을 느꼈을 때가 있었다면? 최근 흥미로운 일이 있었다. 10월 30일부터 사흘간 열린 ‘두바이 뷰티 월드’에 나갔는데, 이란 바이어가 우리 브랜드인 ‘아스산타’를 들고 부스에 찾아왔다. 미국이 핵합의(JCPOA) 파기 이후 이란에 금수 조치를 가한 까닭에 제품 공급이 안 됐던 거다. 그래서 답답했던 이 바이어가 우리가 두바이에 온다는 정보를 듣고 찾아왔다. 이만큼 감동적인 게 어디 있겠나. 바이어도 드디어 찾았다며 무척 좋아하더라. 감격스러웠고 오래된 친구를 만난 기분이었다. 현재 이란 바이어와 협상을 진행 중인데 좋은 소식을 기대하고 있다. - 한국 화장품 기업들의 글로벌 진출 양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K-뷰티는 현재 어떤 상황인가? 몇 년 전에는 빠른 신제품 개발, 시장 상황 변화에 따른 빠른 대처, 한류의 도움 등 K뷰티 강점과 차별점이 뚜렷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일종의 끼어 있는 상태라고나 할까. 저가로 공략하는 중국 제품과 장인 정신이 돋보이는 일본 제품 사이에 있다. 또 기술력과 품질이 좋은 미국과 유럽 제품, 자연주의-비건-친환경이 돋보이는 호주가 화장품 강국이라고 할 수 있다. K-뷰티가 내세울 것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중국 유커들도 한국에 와도 예전처럼 브랜드숍에 몰리지 않고 올리브영이나 다이소를 찾는다. K뷰티는 최근 차별성이 사라지면서 움츠러든 상황이라고 본다. - 그렇다면 앞으로 K-뷰티가 나아가야 할 방향, 수출 지원 등 바라는 점이 있다면. K-뷰티가 잘 나갈 때 일부 회사들이 매출, 이익에만 몰두하면서 차별성이 사라졌다. 가령 색조 화장품 전문 브랜드가 기초화장품을 만들거나 그 반대인 경우도 있었고, 각자가 가진 장점을 잃고 서로를 잡아먹었다. 잘하는 분야에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하면서 시장을 개척해야 했는데, 이른바 당장 돈이 된다는 것에만 매달리면서 K-뷰티가 정체성을 잃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상황을 반면교사 삼아 우리는 염모제 시장에서 세계 1등을 하겠다는 자세로 매진하고 있다. 수출 지원은 정부나 지자체에서 잘하고 있다고 본다. 중소기업은 수출 지원보다 인력이 더 시급하다. 디자인, 연구, 기술 인력 등을 뽑으려면 쉽지 않다. 중소기업은 인력 수급에 대한 지원책이 필요하다. 좋은 인력이 있어야 수출도 더 활발해질 수 있다. - 경제 상황이 여러모로 좋지 않지만, 내년 어떤 계획을 잡고 있나? 경제 여건이 갈수록 힘들어진다. 그래도 해외시장 문을 계속 두드리면서 공략할 예정이다. 미국, 동남아 시장에 내놓을 신제품 개발에 힘쓰고 있다. 염모제 시장에서 세계 1등을 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연구개발과 마케팅에 계속 노력하고 있다. 내수가 침체 상황이지만 소홀히 하진 않는다. 헤어숍에 맞는 제품 개발에도 힘쓰면서 내수 기반도 탄탄하게 다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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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케어브랜드 ‘나인밀라(NINEMILA)’ 2023글로벌브랜드 선정"
- [국제연합뉴스 이강문 기자] 대한기자협회(회장 이창호)가 주최, 국제연합뉴스가 주관하는 "글로벌브랜드대상"은 대한민국의정대상과 함께 8년째 이어온 이번 시상식은 지난 21일 오후 2시,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개최됐다. 이날 ㈜기린화장품(대표 이병준)이 ‘2023글로벌브랜드대상’에 선정됐다. ㈜기린화장품은 1999년 4월, 국내 헤어케어 시장에 포문을 열어 특허받은 1분 염모제를 앞세워 미국, 유럽, 아시아, 중동 등 4대륙 12개국에 진출한 수출 강소기업이다. 대한민국 화장품 업계 20여년의 노하우와 최고 수준의 기술력에 힘입어 ㈜기린화장품은(사)대한기자협회가 주최, 국제연합뉴스가 주관한 ‘2023글로벌브랜드대상’에서 브랜드 Distinction(타 상표와 구별되는 컨텐츠 독특성, 우월성, 편리성)부문, 브랜드 IP(Intellectual Property, 특허, 상표/서비스표 디자인 등록 등 국내외 법적 보호)부문, 브랜드 Management(브랜드 전략, 개발, 적용, 성과측정, 지속개선)에서 우수성을 돋보이며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기린화장품의 주력 헤어케어 브랜드인 ‘나인밀라(NINEMILA)’는 9가지의 기적이란 뜻으로 ‘9가지 카테고리의 제품들로 기적을 만든다’는 뜻을 담고 있다. ㈜기린화장품 이재원 마케팅총괄팀장은 베스트셀러인 “나인밀라 비어탈모샴푸는 맥주효모 추출물 함유로 모발 및 모근에 작용해 탄력 있고 탈모증상 완화에 도움을 준다”며 “이 제품은 고려대로부터 탈모증상완화 임상실험을 통해 검증됐으며 식약처의 허가 및 99% EWG 그린 등급을 획득했다”고 전했다. 특히 ‘나인밀라(NINEMILA)’ 일부 제품들은 국내 유명 유튜버가 스스로 사용해보고 좋다고 소개까지 해주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기린화장품연구소는 계속해서 헤어케어 분야에 몰두하여 연구 및 개발을 할 것이며, 소비자들이 진심으로 필요로 하는 제품들을 생산할 계획이라는 말과 함께 ‘샴푸, 트리트먼트, 에센스, 염색약’등 기존의 제품군들 이외에도 다양한 제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니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바란다고 밝혔다. 사진: ㈜기린화장품 박현수 이사와 대한기자협회 이창호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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