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로에게 믿음직한 좋은 이웃”
[지구일보 이강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6일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 참석 차 방한한 리창(李强) 중국 국무원 총리와 회담을 갖고 "양자 관계뿐 아니라 국제사회 번영과 평화를 위해 긴밀하게 협력하자"고 제안했다. 리창 총리는 "서로에게 믿음직한 좋은 이웃이 되고 서로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파트너가 되자"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양국 간에 다양한 분야에서 장관급 대화가 재개되고 지방 정부 간 교류도 활성화되고 있다"며 "양국이 앞으로도 계속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고, 서로 존중하며 공동이익을 추구해나가길 희망한다" 라고 강조했다. "한편으로 국제사회에서 한중 양국이 직면한 공동의 도전과제가 엄중한 것도 사실"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 하마스 사태가 지속 되고 있고 이로 인해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도 가중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지난 30여년간 한중 양국이 여러 난관을 함께 극복하며 서로의 발전과 성장에 기여해 왔듯이 오늘날의 글로벌 복합위기 속에서도 양국 간 협력을 계속 강화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리 총리는 "중한 양국은 항상 상호 존중을 견지하고, 평등한 대화와 진심 어린 의사소통을 통해 끊임없이 우호와 상호신뢰를 심화했다"며 "중국 측은 한국 측과 함께 노력해 서로에게 믿음직한 좋은 이웃, 또한 서로가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파트너가 되고 싶다" 고 화답했다.
이어 "호혜 윈윈을 견지하고, 실질적 협력과 이익에 융합을 강화하여 공동의 발전과 번영을 촉진해 왔다"면서 "이 모든 소중한 경험들에 대해서 우리는 함께 소중하게 여기고 또한 오래도록 견지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태효 대통량실 국가안보실 제1 차장은 한중 정상회담이 끝난 후 브리핑을 열고 회담 결과를 발표했다. 양국은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논의를 8년 만에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그동안 추진한 상품교역 분야 시장 개방을 넘어 문화·관광·법률 분야에 이르기까지 개방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한중 FTA는 지난 2014년 상품 분야 협상이 타결된 후 2015년 12월 발효됐다. 김 차장은 "한중 FTA는 그동안 추진된 상품교역 분야 시장 개방을 넘어 앞으로는 서비스 분야, 특히 문화·관광·법률 분야에 이르기까지 교류와 개방을 확대하는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고 설명했 다.
양국은 산업부와 상무부 간 대화체인 '한중 수출 통제 대화체 '를 출범, 공급망 협력 강화를 위한 소통 창구를 맡도록 할 예정이다. 고위급 협의체인 '한중 외교안보대화'를 신설하는 등 외교·안보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6월 중순 외교부 차관과 국방부 국장급 고위관리가 참여하는 2+2 첫 회의를 열기로 했다.
이 밖에 마약·불법도박·사기 등과 관련한 초국경 범죄에 대한 양국 대응 협력을 강화하고, 한중 인문 교류 촉진 위원회, 양국 청년 교류사업 등을 재개하기로 했다.
대만 문제 관련 중국 외교부는 보도자료에서 윤 대통령이 "한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하고, 이런 입장은 바뀌지 않았 다"며 "과거처럼 흔들림 없이 한중 관계 발전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한국 정부는 양안 관계에 대해 '하나의 중국 존중 입장'을 기본 스탠스로 유지하고 있는데, 이와 달리 중국이 세계 각국에 요구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One-China Principle)이라는 말이 한국 대통령의 언급으로 중국 측 보도자료에 표현된 것이다.
중국 외교부 보도자료 발표에 대해 한국 외교부는 1992년 한중 수교 이래 양안 관계에 관해 '하나의 중국 존중 입장'을 유지해왔고, 이번 회담에서도 이런 취지의 발언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윤 대통령이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의 평화·번영에도 중요하다"는 내용의 언급을 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과 리 총리의 회담은 지난해 9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 이후 8개월 만이다. 리 총리는 지난해 3월 총리 선출 이후 처음 방한하였으며, 중국 총리의 한국 방문은 2015년 리커창 이후 9년 만이다.
리창 총리는 지나 26일 신라호텔에서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삼성전자와 별도 면담을 가졌다.이재용 회장은 "코로나19 시절 삼성과 삼성의 협력사들이 위기를 극복하도록 도와주신 점 깊이 감사드린다" 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기간에 삼성전자 중국 출장 직원을 위한 전세기 운항을 허가하며 우리 국민의 발이 묶이는 것을 막았다. 이후 시안 봉쇄 기간 중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생산중단 방지, 상하이 봉쇄 기간 중 삼성SDI 배터리 핵심 협력사 조기 가동 지원 등 사업 차질을 최소화
하도록 지원했다.
중국 외교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동 면담 내용을 소개하였으며, 리창(李强) 총리 언급 내용은 아래와 같다.
경제무역 협력이 한중관계의 안정기라고 말했다. 중국과 한국의 산업망과 공급망은 서로 깊이 얽혀 있으며 이익 공동체가 형성되었다. 삼성전자와 중국의 협력은 중국과 한국의 호혜적이고 상생하는 협력의 생생한 축소판이다. 양국 경제의 지속적인 발전과 신흥 산업의 출현으로 협력의 전망은 점점 더 넓어질 것이다.
양국 기업이 첨단 제조업, 디지털 경제, 인공지능, 녹색 발전, 생물 의학 등 새로운 분야에서 협력 잠재력을 활용하고 한중 경제무역 협력의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를 추진해 상생 협력을 더 잘 달성하기를 희망한다.
외자기업은 중국 발전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원동력이다. 중국의 큰 시장은 항상 외자 기업에 개방되어 있으며 제도 개방을 꾸준히 추진하고 시장 접근을 더욱 확대하며 외자 기업에 대한 국가적 대우를 시행하고 기업의 우려와 요구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고 더 나은 비즈니스 환경을 제공하여 더 많은 외자 기업이 안심하고 중국에 투자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우리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한국 기업들이 중국에 대한 투자와 협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중국의 새로운 발전이 가져온 새로운 기회를 더 많이 공유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