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영자 시인은 서울문예운동 시 등단(2011년), 계간 에세이문예 수필 등단(2026년) 부산교육대학교 교육대학원 인문교육 석사 졸업 사) 세계화예작가친선협회 부이사장. 예닮중앙회장. 부산영남지방회 회장 저서 ‘한 세상 동행하는 풍경들’ 2016년 새부산시인협회 부회장, 부산문인협회 이사
죽 한 그릇
정영자/ 시인, 수필가
서리 내리던 날
숨결마저 하얗게 식어가던 골목 끝에 뼈만 남은 작은 생명 하나
세상과 끈을 붙잡고 걷고 있다
“어디 아픈 거니?” 그 눈을 외면할 수 없다
눈을 바라보며 안쓰러워 우리 집에 가자 나의 연민을 알았을까
뒤따라 온 발자국 엘리베이터 안 좁은 온기 속에서
우리는 잠시 같은 세상에 있다
문 앞에 멈춰 선 아이 기다림을 아는 듯 가만히 서 있다
“잠깐만”
따뜻한 물과 밥 생선 살을 골라 허기를 달래줄 작은 정성을
들고 나왔을 때 그 아이는 바람처럼 사라지고 없었다
혹여 쓰러졌을까 차가운 바닥 어딘가에 누워 있을까
서리를 밟으며 이름도 모르는 생명을 찾아 헤맸다
사람들은 말했지 들개라고 누군가의 손길을 기다리는
눈을 가졌다고 그 끝에 다다른 작은 집 놓아둔 한 그릇의 온기
까치가 먼저 날아와 고맙다는 듯 쪼아 먹고 있다
그 뒤로 몇 번 밥을 놓고 돌아섰지만 그 아이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다 들은 이야기 누군가 데려가 함께 산다고
서리 위에 남겨진 발자국처럼 짧고 희미했던 인연이었지만
그날 이후 믿는다 이 세상에는 말없이 지나가며 생명을 품어주는
따뜻한 천사들이 있다는 것을

▼정영자
서울문예운동 시 등단(2011년), 계간 에세이문예 수필 등단(2026년)
부산교육대학교 교육대학원 인문교육 석사 졸업
사) 세계화예작가친선협회 부이사장. 예닮중앙회장. 부산영남지방회 회장
저서 ‘한 세상 동행하는 풍경들’ 2016년
새부산시인협회 부회장, 부산문인협회 이사




